석면 슬레이트 지붕 철거 신청자들이 새 지붕 설치 비용부담 때문에 포기하는 일이 여전히 잦아 현실적 상황을 고려한 지원제도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5일 울주군에 따르면 지난해 석면 슬레이트 지붕 철거 사업에 신청한 43가구 가운데 절반가량인 21가구는 신청 포기했다. 

100㎡짜리 지붕을 기준으로 철거하는 비용이 200만원이라면 새 지붕 설치에는 350여만원이 드는데, 슬레이트 건축물 거주자들이 대부분 영세민이어서 이 같은 부담 때문에 포기한 것이다.

군은 1가구 당 지난해 240만원, 올해 288만원 한도 내에서 석면 슬레이트 지붕 철거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울주군지역에는 울산 슬레이트 지붕 건축물 1만4,000여동 가운데 절반 이상인 7,500여동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에도 군지역에서 총 80가구가 신청했다가 5일 현재까지 17가구가 새 지붕 설치비 부담으로 포기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새 지붕 설치비 부담으로 중도 포기자가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예산이 오히려 남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북구에서도 올해 신청자 57가구 가운데 현재까지 11가구가 포기했다.

석면 슬레이트는 대부분이 내구연한인 30년을 초과했고, 낡은 슬레이트의 경우 함유된 석면이 날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석면은 1987년 세계보건기구(WHO)의 암연구소(IARC)에서 발암물질 1그룹으로 분류된 물질이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2021년까지 모든 석면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한다는 목표로 매년 예산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수십만채의 슬레이트 지붕 가옥이 있는데다 주로 농어촌 고령 영세민이 살고 있고 여기에다 새 지붕 설치비용 부담 때문에 철거실적은 저조한 실정이다.